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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암 4개월 차,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만난 기적

살림꿀팁러버 2026. 2. 5. 20:17

 

살면 살아진다

위암 수술을 받은 지 3개월. 이제 점점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오늘도, 한라산에 올랐다.

1월초에도 한 번 다녀왔는데, 이틀전 눈이 많이 내려 이번 마지막 겨울 눈쌓인 한라산을 등산하려고, 오늘 다시 어리목 코스에 섰다.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,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.

출발 전 아침

오늘 아침 9시쯤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 도착했다. 하늘은 흐렸다. 회색빛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.

아이젠을 착용하고 바로 출발했다. 사실 며칠 전 다이소에서 3,000원 주고 산 아이젠이었다. 이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줄은 그때 몰랐다.

다이소 아이젠의 배신

윗세오름으로 올라가는 도중, 아이젠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.

고무줄이 늘어나면서 계속 벗겨졌다. 걸음을 멈추고 다시 고정하기를 반복했다. 더 심각한 건 징이 하나씩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.

겨울 한라산에서 아이젠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. 큰일 날 뻔했다. 3,000원 아끼려다 목숨을 걸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.

교훈: 등산 장비는 생명과 직결된다. 제대로 된 아이젠은 필수다.

구름 위의 세상

윗세오름 어느 정도 올라갔을 때였다.

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.

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. 그런데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름이 잔뜩 깔려 있었다.

내가 구름 위로 올라온 것이다.

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. 아래는 흐린 날씨, 위는 청명한 하늘. 운해(雲海) 위에 서 있는 나.

3개월 전 병실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풍경이었다.

살면 살아진다

이 순간, 내 유튜브 채널명 '살면 살아진다'가 그저 문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.

정말 살다 보니, 살아지고 있었다.

병을 이겨내는 것도, 산을 오르는 것도, 모두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의 연속이었다.

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걸으면, 어느새 구름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.

마치며

오늘 한라산 윗세오름 등반은 내게 특별한 의미였다.

위암 3개월 차,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다. 하지만 나는 걷고 있고, 오르고 있고, 살아가고 있다.

다음에는 제대로 된 아이젠을 준비해서 더 안전하게 올라야겠다.

그리고 이 경험을 영상으로 남겨,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고 싶다.

살면 살아진다. 정말로.